[김갑동의 시각] 염태영시장, 선거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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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동의 시각] 염태영시장, 선거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 김갑동 대표이사
  • 승인 2021.04.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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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동 수원일보 대표이사

 

 

역시 진리는 하나도 틀리는 것이 없다. 민심(民心)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수즉재주(水則載舟) 수즉복주(水則覆舟),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였다.

 부산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만 보더라도 그렇다. 불과 1년전 4.15총선에서 25개 선거구중  강남만빼고 90%이상을 민주당에 몰표를 준 민심이 이번에 정반대로 표출되어서다. 그야말로 ‘여권의 참패’ 그자체다. 높은 파도가 배를 아예 침몰시켜버린 형국이나 다름없다.

 후보간 득표율을 보면 더욱 실감난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7.50%를 득표하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39.18%)를 18.32%포인트 격차로 압도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모두 오세훈 후보가 싹쓸이 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73.54%로 박 후보(24.32%)의 3배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이긴 것과는 정반대의 표심이 드러나며 서울의 정치 지형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박형준 후보가 62.67%로 김영춘 후보(34.42%)를 더블스코어 가까이 앞섰다. 경기 구리시를 비롯 재보선이 치러진 나머지 선거구에서도 국민의 선택은 야권이었다, 광역·기초의원 재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12곳에서 당선됐다.
 
 선거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는 극명하게 갈린다. 또 승자는 환호하지만 패자는 유구무언이다. 민심에게 심판을 받는 성격의 선거는 과정보다 결과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곧 민심이기 때문에 외면할 수 없다. 해서 패자에게는 심한 고통도 따른다.

 그 첫째가 책임론이다. 선거를 이끌었던 지도부의  판단과 전략이 승패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처서다. 따라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책임론에서 선거를 이끌었던 지도부는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민주당 전임 시장들의 성추문이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상황에서 부동산시장 안정화 실패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겹치면서 정권심판론이 위력을 발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이를 정확히 꿰뚫지 못한 리더십은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의 지도부라 함은 선거대책본부장을 비롯한 선출직 5명의 최고위원들도 포함된다. 선거참패가 확인되면서 곧바로 이들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했고 이어  총사퇴했다.  전당대회 조기 실시도 밝혔다. 이는 여론을 대하는 정치인들의 발빠른 행보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반성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만 다음 선거를 생각하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기도 하다.

 사퇴한 5명의 최고위원중엔 염태영 수원시장도 있다. 염시장은 지난해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당시 이낙연 신임 대표와 함께 선출된 김종민, 노웅래·신동근·양향자 의원과 지도부로 입성했다. 염시장은 신임 당 지도부 중 유일한 원외 인사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3선의 수원시장이면서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이던 염시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대거 당선된 민주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의원들의 몰표를 받았다. 덕분에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3번째 도전 만에 처음 결실을 얻었다. 2015년 박우섭 당시 인천 남구청장, 2018년 황명선 논산시장이 도전했다가 낙선했기 때문에 더욱 염시장의 역할에 대해 기대가 컸다.

 정가(政街)에서도 대표를 비롯, 지도부가  대체로 친문 인사들이지만 그들과 색깔이 다른  자치단체장 출신인 염시장은  중앙의 친문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 4.7보선 참패 책임이라는 암초를 만난 모양새가 됐다. 염시장이 최고위원 출마때 밝힌  ‘지역균형 발전’과 ‘지방분권 강화’라는 소신을 펼치기도 전에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그러나 어쩌면 염시장에게는 이러한 고난이  기회일 수 있다. 비록 패배한 여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하지만 민심을 읽는 마음이 더 깊어지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과 공약, 그리고 전략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시각이 더 넓어진다면  말이다.

 때문에 배를 뒤집은 민심은 거스를 수 없지만 최고위원이 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민주당내에서 또다른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욱 성숙된 정치력을 발휘하는 염시장을 기대해 본다.